[카테고리:] poetry

두번째 기회

얇아진 손목주름진 이마그 모습 그대로이번엔 어디가 아파서 여기 계신가두번째라이번에는 그러지 않아야지곱게 품에 안으며이마에 입맞추며아빠 아빠 아빠링겔자국 부은 손목깊게패인 주름까지입술에 느껴지는데왜 대답을 안해 아빠 아차 꿈이구나거기에 계시다가아파서 다시 오신줄 알았구나두번째 기회인 줄 알았구나 말라버린 손목이 서러워누렇게 뜬 이마가 서글퍼꺽꺽 울다가 깨니베갯잎이 다 젖었네거기서는 제발 아프지 말고건강히 계시길.

벤치

집에도 안계시고 한의원에도 안오시고 행여나 여 계실까 와봤더니 여기도 안오셨네 울 아부지 갑자기 날이추워 안오셨나 늦잠주무시다 늦으시나 혹 감기라도 걸리셨나 작년 이맘때 암이 많이 줄었다고 좋아졌다는 소리에 신이나서 매일 빼지않고 타던 산 이 작은 벤치위에서 무슨생각 하셨을까 가버린 세월 흘러간 청춘 정리라도 하셨을까 못난 아들 말만듣고 헛된 희망만 품다 가셨을까 같이 오르던 길 끝나지 마라 […]

알고 있다

알고 있다. 맑은 날이 영원하진 않으리란걸 해가 지듯이 맑은날도 언젠가는 흐려진다는걸 그래도 비바람치는 어두운 밤 두 손 꼭잡고 떨던 사람 밝은 햇살 비친 신록을 배경삼아 환한 얼굴 잊지 않게 맑은 날이 한 번은 왔으면 좋겠다. 선선히 부는 바람에 콧등에 눈물이 마르고 무심하게 주름진 손 꼭 잡고 소걸음 걸어보는날. 비록, 그날이 영원하진 않으리란걸 알고 있다. 하지만 […]

화무십일홍

그러고 보면 가장 빛날때가 그때였나 보다. 이젠 볼품 없어져 누구도 꺾어가지 않을 법한 꽃.   고고한 척 턱을 들고 서있는 폼이 아직 혼자만 유월인듯 하여 보는이가 서글프다. 꽃잎도 다 떨어진 이름없는 들꽃.  

오기

싸그리 모아서 태워버렸다. 신발도 옷도 지갑도 양철 페인트통 안에서 까맣게 타들어가는 것이 어째 내 속에서 타는것처럼 쓰리다. 돌아오마 했다. 꼭 돌아오마 했다. 씁쓸하게 웃던 표정. 그냥 흘리며 그래도 꼭 돌아오마 했다.   5톤 트럭 엔진위에 몸을 뉘여 2년을 살았다. 돌아갈 집이 있는냥 엔진식어가는 소리 들으며 잠에 들었다. 돌아온 집엔 이미 식어버린 가슴하나 있는지 모르고 2년을 […]

눈물

나직이 내 뱉은 바람대로 죽어서 하늘의 별이 된건 그 어리디 어린것이 아닐것이다. 그런 잔망스런 말을 듣고도 찢어지는 가슴으로 끄덕거려 주던 어미의 뜨거운 눈물. 밤하늘의 별이 하랑하랑 곧 떨어질듯 반짝이는 이유도 바로 그 까닭.    

무죄

다만 그는 사랑하지 않을 사람을 사랑하지 않은 것 뿐, 무슨 죄가 있으랴. 사랑하지 않으면서 애써 눈웃음 지은것이 잘못이랄까. 헤어지고 나서 제자리로 돌아가는 시간은 그에게 남은 사랑에 비례했다. 다만 억울한 것 뿐. 잘못은 아닐텐데 산타클로스는 없다라는 말을 전해들은 꼬마처럼 분을 삭이지 못하고 노려보고 있다.

재배

두 번 절을 하라고 했다. 휘청거리는 다리. 터져나오는 울음. 이 절을 끝내면 엄마와는 영영 안녕이라 했다. 흐느낌 사이로 놓을수 없는 미련의 시간이 흐른다. 재배의 간격. 시간은 엄마를 보내기 싫은 어린 상주의 마음처럼 영원히 끊기지 않고 멈춰있다. 두 번 절을 하라고 했다.  

생

생  /   k.프시케 세상에 피어나고 싶습니다 어디로 흩날릴지 모르는 아주작은 몸짓이지만 작은 열정이지만 드넓은 초원을 향해 날아가다 메마른 땅위에서 힘이 다해 자리잡게 될 삶일지라도 경건히 삶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빛깔의 꽃잎을 가지지 못해도 향기로운 내음을 전할 수 없다해도 타인의 눈길 기대할 수 없다하더라도 힘겹게 힘겹게 피어났음에 살아가야 합니다. 생이 시작되었으므로 살아야 합니다. 눈부시게 맑은 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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