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생  /   k.프시케

세상에 피어나고 싶습니다
어디로 흩날릴지 모르는
아주작은 몸짓이지만
작은 열정이지만
드넓은 초원을 향해 날아가다

메마른 땅위에서 힘이 다해
자리잡게 될 삶일지라도
경건히 삶을 시작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빛깔의 꽃잎을
가지지 못해도
향기로운 내음을 전할 수 없다해도
타인의 눈길 기대할 수 없다하더라도
힘겹게 힘겹게 피어났음에

살아가야 합니다.
생이 시작되었으므로
살아야 합니다.

눈부시게 맑은 날이 오겠지요.
비바람 그치고

여느 눈부시고 맑은 날
꽃잎 한잎 두잎 떨어져갈 때
은빛 눈물가루 흩날리며
진실로 진실로
나를 사랑한다
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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