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진도에서 살게 되면서 급하게 집을 구하느라 잘 알아보지 않고 빈 집있다고 해서
그냥 계약하고 들어가 살았던 집
큰 비가 오면 물이 새고 위에 사는 아주머니는 건물이 자기것인마냥 1층에서 김장을 하고
필로티 주차장에서 자기집 쓰레기를 태우고 그집 강아지는 우리집 문앞에 똥을 싸고
참 돌아보면 그지같은 집이다.
아버지 친구분 부부를 어스름 해저녁에 집앞에서 뵙고 인사 드렸는데 아저씨가 내 얼굴을 제대로 못보고
가면서 아줌마한테 누구지? 라고 묻자 허원장 이자나 라고 대답하고 그걸 들은 아저씨가
재훈이가 왜 이런데 살것는가. 재훈이 아닌거 같은데
하고 가는 뒷모습을 보고나서야 아 이집이 오래 살 집은 아니구나 싶었다.
워낙에 집에 관심도 없었고 남의 시선도 신경 안쓰던 터라.
이집이 그렇게 후진 곳인가 그제서야 눈에 들어오던 때.
단열도 안되서 곰팡이 천국에 화장실 타일은 다 깨져있고 변기도 점점 금이 가던…
좋은 기억은 거기서 지후 정후가 태어나 가장 아끼는 사진들의 배경들이라는 점 하나 뿐인데
한 번씩 퇴근할때 그 앞을 지나게 되면 왠지 모를 감정이 느껴진다
애틋함?
그지같은 기억이지만 애틋한 추억으로 변신하는 단 하나의 이유는 지나간 과거라는 사실.
그 어떤 기억도 지나가버리면 애틋함 몇 스푼 더해지는 묘한 msg랄까.
그러하듯 어느날 애틋하게 떠오르던 예전 기억도 찬찬히 되새겨보면 거지같은 날들이었을 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