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의 자세

여기다 침을 놔라

피를 빼다오.

내 병은 내가 안다 침따위로 낫진 않으리니

 

라는 환자들을 죄다 내치며

당신이 의사냐, 의사말을 듣지 않으려거든 당신이 스스로 고쳐라고

호통치는 얘기를 들은 어머니 말씀하시길,

노인네들이 치료가 되면 얼마나 되겠냐

어차피 그들 비위 맞춰주며 돈을 버는 것이지

누군가는 돈 버려고 똥꼬까지 긁어가며 번다고 하더라

너도 이제 자식이 있는 가장이 되어서 언제까지 자존심만 세우며

니 하고 싶은대로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살테냐.

 

의사로서의 자존감을

아들의 삶의 정체성을 깡그리 짓밟는 말씀이다

생각하면서도 네네 알겠습니다. 하고 돌아섰는데

맞는 말.

결국 그들에게 치료율은 둘째요,

당신들의 needs가 채워지는지가 우선이겠지.

 

서글프지만 아들의 웃음으로 나의 자존심을 대신한다.

그래도 너 때문에 이렇게 살았노라는 말은 하지 않으리라

나의 아부지도 나때문에 이것보다 더한 삶을 살았으리니

나의 아들도 자기 스스로 알게 될 날이 있을테지.